아침 루틴을 시작한 계기는 정말 우연이었다.


퇴근 후, 침대에 누워 유튜브 알고리즘을 넘기던 중 한 영상이 눈에 들어왔다.
채널 이름은 ‘긍정언니 Positive Sister’, 제목은 「하루 5분 루틴으로 인생이 바뀐 이유」.
영상에서는 5분 스트레칭, 감사일기 한 줄, 심호흡, 그리고 간단한 할 일 정리까지
정말 따라 하기 쉬운 루틴을 소개하고 있었다.
그녀가 “나도 아침형 인간은 아니었지만, 5분 루틴 덕분에 삶이 조금 단단해졌다”고 말할 때,
이상하게 내 상황과 겹쳐졌다.
‘나도 이런 루틴, 한번 해볼 수 있지 않을까?’ 싶었다.

다음날, 조금 더 궁금해져서 《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》(김영민 저)라는 책을 다시 펼쳤다.
대학교 시절 읽고 밑줄만 긋고 덮었던 그 책엔 이런 문장이 있었다.

“하루의 시작은 삶을 복기하는 시간이어야 한다.”
그 문장을 읽는 순간, 나는 마음속으로 정리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.
아무 생각 없이 시작하던 내 하루에도, 이제는 의도와 방향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.

내가 루틴을 시작한 첫 주, 가까운 친구들과 단톡방에서 이런 말을 꺼냈다.
“나 요즘 아침에 5분 루틴 하고 있어. 좀 덜 피곤한 느낌이야.”
그 반응은 반반이었다.
“야, 넌 정말 성실하다ㅋㅋ”라는 반응도 있었고,
“헐 나도 요즘 긍정언니 영상 보는데. 그 루틴 좋다며?” 하고 공감해준 친구도 있었다.
한 친구는 “그거 계속하면 진짜 생활 패턴 달라질 수 있어. 나도 예전에 해봤는데 괜찮았어.”라며 자기 루틴을 공유해줬다.
그렇게 자연스럽게 우리끼리 루틴 공유방까지 만들게 됐고,
누가 오늘 뭘 했는지, 감사한 일이 뭔지, 아침에 무슨 생각을 했는지를 기록하기 시작했다.
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, 서로 자극을 주고받으며 이어나가는 게 꽤 재밌었다.

루틴을 시작한 지 어느덧 3주가 되었다.
이제는 커튼을 열고 스트레칭을 하지 않으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 정도다.
무엇보다도, 하루에 단 한 가지라도 ‘오늘은 이걸 꼭 해보자’고 스스로 약속하는 게
내 하루의 중심을 잡아주는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.
그리고 그런 습관을 갖게 된 계기가 유튜브 한 편과 한 권의 책,
그리고 함께 나누는 친구들이었다는 게 참 고맙다.

‘늦잠 vs 지각’ 사이에서 시작되던 하루

청년 직장인에게 아침 시간은 여유와 거리가 멀다.
알람이 울려도 눈은 감은 채, “5분만 더…”를 되뇌다 보면 결국 지각이 코앞이다.
부랴부랴 씻고,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뛰쳐나가는 게 평소 아침 루틴의 전부였다.
그렇게 시작된 하루는 늘 정신없고, 퇴근할 땐 몸도 마음도 탈진 상태였다.


단 5분이라도 ‘나를 위한 시간’을 만든다면, 뭐라도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?
그렇게 나는 아침 루틴 실험을 시작했다.
이 글은 그 2주간의 변화에 대한 기록이다.


루틴이라고 거창할 필요는 없다

처음에는 솔직히 웃겼다.
“5분 가지고 뭘 바꾼다고?”
하지만 아침마다 허둥지둥 하루를 시작하면서 늘 피곤함과 스트레스에 짓눌렸던 내가,
그 루틴 하나라도 있으면 조금은 나아질까 싶었다.
그래서 단순한 5단계 루틴을 만들었다.
핵심은 ‘간단하고 무리하지 않을 것’.
딱 5분, 내 컨디션을 체크하고 리셋하는 시간이었다.

루틴

나만의 5분 루틴 구성

  1. 일어나자마자 커튼 열기
    → 자연광으로 하루를 시작. 억지로라도 눈을 확 뜰 수 있다.
  2. 1분 스트레칭
    → 목, 어깨, 허리 돌리며 굳은 몸 풀기. 피로가 조금 덜해진다.
  3. 오늘 기대되는 일 한 가지 생각하기
    → 예: “오늘 퇴근하고 친구랑 밥 먹는다”, “오후 회의 끝나면 쉬는 시간이다”
  4. 오늘 꼭 할 일 한 가지 머릿속으로 정리하기
    → 예: “메일 하나는 꼭 보내자”, “헬스장 등록하자”
  5. 세수 + 거울 보면서 웃어보기
    → 억지 미소라도 표정이 달라지면 기분이 따라온다

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온 변화

딱히 큰 기대 없이 시작했는데, 일주일이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졌다.
아침에 ‘나’를 먼저 챙긴다는 감각이 생기기 시작한 거다.
예전에는 눈뜨자마자 회사 생각, 해야 할 일, 지각 걱정뿐이었는데
이젠 5분 정도는 내 기분을 먼저 체크하는 시간이 되었다.
그 효과는 작지만 분명했다.
회사에서도 하루 목표 하나는 꼭 지키려는 의식이 생겼고,
그 하나를 지켰다는 뿌듯함이 하루를 버티는 힘이 되어줬다.


실패해도 괜찮다는 여유

물론 매일 완벽하게 지키는 건 아니다.
전날 야근하거나 잠 설치면 그냥 알람 끄고 다시 잘 때도 있다.
하지만 그럴 땐 ‘오늘은 그냥 쉬는 날’이라고 쿨하게 넘긴다.
루틴은 지키는 게 목적이 아니라, 나를 위해 남겨둔 여유라고 생각하니까 부담이 줄었다.
꾸준히 한다는 게 중요한 거지, 매번 완벽할 필요는 없다는 걸 알게 됐다.


나를 바꾸는 건 거창한 게 아니라, 5분의 선택

지금도 매일 5분 루틴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.
이 루틴이 내 삶을 완전히 바꿨다고 말하긴 어렵지만,
매일 아침의 첫 시작을 ‘내가 선택했다’는 감각이 들면서
훨씬 덜 흔들리는 하루를 살아가게 됐다.
단 5분이지만, 나에게는 작은 자존감 회복의 시간이자
삶의 리듬을 정돈하는 리셋 버튼이 됐다.

📂 최신글은 👉 BLOG 에서 확인하세요.

Similar Posts